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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국스페인어문학회

등록일2015-04-20

조회수10,630

제목

인문학 평가 관련 회원님들의 의견수렴차 올립니다

인문학분야 업적평가기준 개선안 추진 배경

 

연구업적의 평가는 평가대상의 발전을 목표로 삼아야 하고, 연구를 활성화하고 연구의 방향을 바람직한 쪽으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평가의 항목과 기준이 평가대상의 반응을 강제하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평가할 것인가가 평가라는 제도의 가치 구현에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인문학 분야에 대한 현행의 연구업적 평가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수한 교양서적은 물론이요, 고급독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적 저술까지도 연구업적으로서 충분히 인정해주지 않고 있어서, 인문학자들로 하여금 학술지 논문 산출에 과도하게 매달리도록 하는 역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학술지게재 논문을 산출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하기 때문에, 교양서적 집필이나 번역작업은 물론이요 전문학술서의 저술에 시간을 할애하기조차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여건에서 어렵게 만들어진 단행본 성과물조차도 무시되거나 홀시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업적평가 기준은 인문학 분야의 우수한 전문학술서나 교양서 및 번역서의 산출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업적평가 기준이 다양한 형태의 연구와 저작의 산출을 억누르고, 중장기적 노력과 시간을 요하는 연구에 대한 의욕을 퇴화시키며, 인문학적 성찰과 사회적 실천을 소홀히 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인문학과 대중과의 소통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의 인문학은 평가제도라는 틀 속에서 관리 감독되어 왔는데, 현재 대학들이 임용이나 승진 등등을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평가 장치를 조감해보면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되는데, 인문학의 입장에서는 다음의 것들을 그 대표적인 폐해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연구자들이 논문 양산의 압박에 시달림으로써 인문학적 성찰과 사회적 실천, 그리고 중장기적 심화 학술활동이 제약을 받는다.

정량적 평가를 통한 서열화가 논문의 양적 생산을 과도하게 부추김으로써 창의적인 단행본 저술과 번역 활동이 위축되며, 인문학의 다양한 글쓰기 방식이 억압된다.

논문 위주의 학술활동이 연구성과의 독자층을 일부 전문가로 제한함으로써 인문학의 사회적 소통 및 실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대학의 인문학을 사회문화적으로 무용화시킨다.

 

한국의 인문학자들은 현행의 업적평가제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다. 인문학 본연의 특성 및 한국 인문학이 처해있는 여건을 소홀히 함으로써 평가의 순기능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인문학계는 자기혁신을 모색하고 있으며, ‘인간 존중이라는 인문학 본연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인문학에 대한 사회의 기대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고민을 안고 있는데, 업적평가제도의 개선이 관건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인문학의 특징을 분명히 인식한 바탕 위에서 평가기준을 다시 만든다면, 연구업적에 대한 타당한 평가를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인문학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뒷받침할 것이다. 인문학 분야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업적평가 기준 설정의 기본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연구와 저술의 다양한 형태를 장려함으로써 인문학이 본령을 지킬 수 있도록 하고 인문학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

국내외 인문학의 축적된 성과를 현대의 우리 문화 속에 용해하고 또한 창의적으로 변용하는 데 기여하는 연구 활동을 진작

 

연구업적 평가기준이 연구를 억제하는 쪽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업적평가 제도가 인문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품고 있다면 과감하고 신속하게 장애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평가의 순기능을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한국의 인문학자들은 인간을 탐구하고 인간존중의 원리를 공부하는 인문학 본연의 영역을 지키면서 인문학이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고 있다. 인문학자들 스스로의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지만 연구여건의 개선 역시 매우 중요하고, 업적평가 기준을 바로 잡는 것이 그 관건일 수 있다.

 

1) 전문학술서에 대한 가치 부여

인문학이 그 본령을 지키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 의 하나가 전문학술서를 저술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부여하고, 또한 그렇게 해서 산출된 연구성과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인문학분야에 대해서까지도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들의 편수를 세는 방식을 위주로 하는 업적평가를 진행하고 있어서, 방대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만 하는 중장기적 연구의 기획과 수행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

학술지게재 논문을 연구성과 중의 하나로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을 인문학자들의 주된 연구성과로 인정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인 인문학자들 대부분은 장기간에 걸쳐 연구되고 집필된 전문학술서를 통해 세상과 접촉하였다. 해마다 한두 편의 소논문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들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더라면 적지 않은 석학들이 학술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지 모른다. 중장기적인 연구의 수행을 보장해주고, 전문학술서에 대해 충분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업적평가기준이 만들어져 한다.

 

2) 번역서와 우수한 교양서를 연구성과로 인정

인류가 축적해 온 동서고금의 문화를 꾸준히 받아들이고 배우면서도, 늘 현시점의 자국 문화에 시선을 두는 학문이 인문학이다. 인터넷 등등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고도로 발달된 지금의 세계에서는 다양한 문화들의 충돌과 융합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창의적이고 주체적으로 외래문화를 수용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하며, 아울러 자기 문화를 계승하고 정체성을 지켜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번역의 중요성이 재인식되어야 하며, 그 성과물에 대해 충분한 가치를 인정함으로써 연구를 진작해야 한다.

인문학은 제도교육의 틀만이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그 연구 성과를 확산하고 사회에 기여한다. 대학에 있는 인문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성과를 학교에서의 교수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주된 임무로 삼지만, 관공서나 기업을 비롯하여 도처에서 인문학 강좌가 열리고 있는 현재의 한국사회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학에서 축적된 인문학의 성과들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기를 요청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 인문학계가 부응하기 위해서는 업적평가기준의 개선이 절실한데, 논문 위주의 평가는 인문학과 사회의 소통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사회적 확산을 장려하고 추동하는 연구여건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우수한 교양서적이나 번역서를 연구업적으로 인정하고, 그에 걸맞는 가중치를 부여한다면 인문학과 사회의 소통이 대폭 확장될 것이다. 한국의 인문학자들은 사회와의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가치 있는 교양서적이나 번역서가 연구업적으로 인정되고, 타당한 비중이 부여되기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인문학이 그 사회적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도록 하는 업적평가기준의 마련이 시급하다. 대중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저술에 대해 마땅한 가치를 인정하고, 연구성과의 사회적 확산을 촉진할 수 있는 평가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중장기적 연구와 단행본 저술을 적극 장려하는 평가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인문학 연구 본연의 방향과 방법을 회복하고, 인문학자들의 사회적 소통과 실천 활동을 장려해야 한다. 대학과 사회를 매개하는 연구성과물의 가치를 올바로 평가해줌으로써 인문학이 사회와 유리된 상태를 탈피하고, 인간 존중의 원리를 탐구하고 전파하는 인문학이 육성되고 전파되어야 한다. 정부가 발표한 <인문정신문화 7대 중점과제> 속에 인문학 분야 저술·논문에 대한 균형 있는 연구문화 정착항목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바람직한 연구업적 평가기준을 수립함으로써 한국적 인문학의 안정적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학술지게재 논문 위주의 정량 평가 지양

다양한 형태의 성과물을 연구 업적으로 인정

- 전문학술서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학술지게재 논문 대비 최소 3배 이상의 가중치 부여

- 수준 높은 교양서적과 번역물을 연구성과로 인정하고, 학술지게재 논문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가중치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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